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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 연결된 시대 속, 외로운 마음들에 관하여 (영화리뷰)

Mr.전달자 2025. 6. 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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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가까운 미래, 사람들은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함께 살아갑니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이별의 상처를 간직한 채 혼자 조용히 살아가는 남자예요.
어느 날,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둘은 점점 서로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죠.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요즘 혼자 있는 게 너무 익숙해졌어요. 누구를 만나도 깊은 대화보다는 형식적인 안부만 주고받는 느낌?
그래서 더 이 영화가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보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설정이,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인상 깊었던 장면들

1.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

테오도르는 남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일을 해요.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 대신, 그는 애틋하고도 섬세한 말들을 종이에 남깁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감정은 꺼내지 못한 채 살아가죠.
이 장면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슬프게 다가왔어요.

2. 사만다와의 첫 대화

사만다는 ‘진짜 사람’이 아님에도, 오히려 현실의 누구보다 테오도르의 감정을 잘 읽고, 다정하게 반응해줍니다.
그들의 대화는 처음엔 낯설지만, 어느새 따뜻하고 편안해져요.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3. “사랑은, 존재 자체를 느끼는 일”

영화 후반부, 사만다가 했던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아요.
사랑은 함께 있는 시간을 넘어서서, 서로의 존재를 얼마나 깊이 느끼느냐의 문제라고요.
이 문장이 이 영화의 본질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의 미장센과 분위기

이 영화는 색감이 참 부드럽고 따뜻해요.
붉은 톤, 노을빛 조명, 도시의 조용한 거리들... 마치 시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줘요.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연출이 너무 좋았어요.
음악도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요. 피아노 선율이나 잔잔한 배경음이 인물들의 감정을 더 섬세하게 전달해줍니다.

 내가 느낀 것들

혼자가 익숙해진 우리에게, 이 영화는 말 없이 많은 질문을 던져요.
진짜 관계란 무엇일까? 내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은 꼭 실체가 있어야만 가능한 감정일까?

영화를 보고 나면, 단순히 로맨스를 본 느낌이라기보다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함께 겪은 느낌이 들어요.

한 줄 정리

연결된 시대일수록, 마음은 더 고립되기 쉬운 것 같아요.
《her》는 그 고요한 외로움 속에서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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